AI가 만드는 시대, 사람은 무엇을 판단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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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Korea 2026 Fall에서 살펴본 AI 시대의 UX와 디자이너의 역할
경영전략본부의 Sola가 지난 9월 2일 열린 UX Korea 2026 Fall에 참석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AI Agent 경험 설계부터 UX Knowledge, AI 기반 UX Research, Ontology, Physical AI, AX Design까지 다양한 주제를 통해 AI 시대에 사용자 경험과 디자이너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자리였습니다.
여러 세션의 주제와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하루 동안 반복해서 등장한 하나의 공통된 질문이 있었습니다.
"AI가 더 많은 것을 만들고 수행하게 될수록, 사람은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가?"
만드는 일에서, 판단하는 일로
생성형 AI는 이미 화면과 문서, 코드 등 다양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LG전자 세션에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디자인 작업 역시 직접 만드는 시간보다 AI가 생성한 결과를 평가하고, 선별하고, 다듬는 과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다뤘습니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역할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과거에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직접 제작하는 역량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어떤 경험을 만들 것인지 정의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기준을 세우고,
AI가 만든 결과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지 판단하는 능력
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삼성SDS의 Agent Experience Design 세션에서도 비슷한 관점이 제시됐습니다. 좋은 AI Agent는 단순히 뛰어난 모델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Agent의 역할과 사람의 개입 범위, Guardrail, Grounding 등 전체 경험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I에게도 조직의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AI가 사용할 수 있는 Knowledge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디자인 시스템을 AI에 연결하면 정해진 컴포넌트와 스타일을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어떤 정보를 먼저 보여주고, 무엇을 줄이고, 어떤 패턴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LG전자에서는 이를 위해 디자이너 개인의 경험이나 직관에 머물러 있던 판단 기준을 AI도 이해할 수 있는 명시적인 UX Knowledge로 구조화하는 방향을 소개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단계가 많으면 Step UI를 사용한다’
라고 표현하는 대신,
‘입력 항목이 많고 이탈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는 인지 부하를 낮추기 위해 단계별 UI를 사용한다’
처럼 상황과 판단의 이유까지 함께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디자인뿐 아니라 기업의 업무 전반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기업의 데이터를 넘어,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AI
Enhans 세션에서는 기업 AI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려면 단순히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마다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고, 같은 데이터라도 판단 기준과 업무 규칙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소개된 개념이 Ontology입니다.
Ontology는 데이터의 개체와 관계뿐 아니라 그 조직이 어떤 기준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의사결정하는지까지 연결해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입니다. 발표에서는 이를 ‘회사의 업무 세계를 설명하는 지도’에 비유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러한 Knowledge를 구축하기 위해 기술만큼이나 현업의 암묵지를 발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데이터를 먼저 보는가?”
“어느 수준부터 위험하다고 판단하는가?”
“예외 상황은 언제 발생하는가?”
“최종 결정은 누가 내리는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사람의 경험 속에 존재하던 판단 기준을 명시적인 구조로 전환합니다.
결국 AI Transformation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직이 실제로 어떻게 일하고 판단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I로 사용자를 연구하는 새로운 방법
NAVER에서는 EchoX라는 LLM 기반 가상 Persona UX Research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UX Research는 실제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참가자 모집과 인터뷰, 정성 분석 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EchoX는 원하는 특성을 가진 가상의 Persona를 생성하고, 해당 Persona가 실제 웹 환경에서 탐색하고 행동하도록 시뮬레이션합니다. 이후 행동 로그와 결과를 분석하거나 Persona에게 직접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AI가 실제 사용자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한 접근이라기보다, 초기 가설 탐색이나 아이디어 검증, UX Research를 보완하는 새로운 도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세션에서도 비슷하게 AI가 사용자를 재현하는 연구가 소개됐지만, AI가 그럴듯한 답변을 만든다고 해서 실제 사용자의 감정이나 Pain Point까지 완벽히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가 함께 제시됐습니다.
AI를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어떤 영역에서 AI를 믿고, 어디에서 실제 사람의 판단을 남길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성 이후의 과제, ‘검증’
AI의 결과 생성 속도가 빨라질수록 또 하나 중요해지는 것이 검증입니다.
AXis 세션에서는 AI가 결과물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어렵고, 어떤 결과를 다음 단계로 통과시킬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체 결과를 한 번에 보고 “괜찮은가?”라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작은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무엇이 충족되어야 하는지 → AI가 검증 → 위험도가 높은 결과는 사람이 최종 판단
하는 방식입니다.
즉, AI를 활용한 자동화에서도 사람의 검증을 없애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사람이 꼭 판단해야 하는 지점을 더 명확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경험을 설계하는 것은 사람
이번 UX Korea 2026에서 확인한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AI 디자인 툴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AI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UX와 디자인의 대상 자체가
화면 → Agent → 업무 Workflow → 조직의 Knowledge와 판단 체계
까지 넓어지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여러 세션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된 것은 사람의 역할이었습니다.
AI가 실행할 수 있도록 맥락과 기준을 제공하는 일,
AI에게 어디까지 맡길지 결정하는 일,
AI가 만든 결과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일,
그리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경험을 상상하는 일.
AI가 더 많은 일을 수행하게 될수록 이러한 문제 정의와 판단의 역할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QUANTUM C&S 역시 AI와 사람이 각각 잘할 수 있는 영역을 구분하고, AI가 사람과 조직의 실제 업무에 유용하게 작동할 수 있는 경험과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해 나가겠습니다.